POSCO(포스코) 주가 : 원가가 올라가는데 이익이 개선되는 이유
원가 상승을 판가로 이전시킬 수 있는 소재산업들의 특징
철강을 포함한 소재 산업은 원가 상승을 판가에 이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원가 상승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스코는 철광석을 호주 등 원자재 강국들로부터 구매하여 제철소에서 제련하여 강판을 만들어 내고 이를 자동차, 조선사, 건설사 등 철강을 필요로 하는 제조사에 판매합니다. 작년 말부터 국제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는데, 이것이 고스란히 판매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일상에서 분식집 '김밥천국' 김밥 한 줄 가격이 오른다고 가정합니다. 우리에게 많은 옵션이 있습니다. 다른 김밥집을 가거나, 편의점 라면을 사 먹으면 됩니다. 이걸 아는 김밥집은 쌀 가격·채소 가격이 올라도 김밥 한 줄 가격 올리는데 정말 많이 고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철광석과 철강 가격이 올랐다고 현대차가 플라스틱으로 자동차를 만들 수 없고, 대우조선이 유리로 컨테이너선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포스코는 철광석 가격이 오른 만큼 강철도 가격을 올려서 판매할 수 있다. 현대제철 등 다른 철강사에 가보기도 하지만, 원가 부담이 올라간 것은 마찬가지죠. 따라서 기존에 납품받던 제조사들은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원재료와 판가를 동시에 올리면 스프레드가 좋아진다.
비싼 원재료 때문에 비싼 가격으로 판매를 하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마진이 높아지게 됩니다. 고정비가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가만큼 판가를 올리면 그 차이인 스프레드가 개선이 되고, 이익 증가로 이어집니다.
스프레드 마진의 예시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 원재료(철광석) 구입가 : 6월 1일 5만 원/톤 → 7월 1일 7만 원/톤 (40% 증가)
- 제품(강판) 판매가 : 6월 1일 10만 원/톤 → 14만 원/톤 (40% 증가)
- 이익(스프레드) : 6월 1일 5만 원/톤 → 7월 1일 7만 원/톤 (+2만 원/톤 이익 개선)
고정비가 동일한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과 완제품(열연강판, 후판 등 철강) 가격을 동시에 올리게 되면 스프레드가 기존 대비 +2만 원 증가하게 됩니다. 실제로 포스코의 경우, 올 상반기에 자동차용 강판을 톤당 6만 원 인상하고, 선박용 후판을 10만 원 인상을 했는데 하반기 국제 철광석 가격 계속 오르면 추가 판가 인상이 있을 것이고 스프레드는 더욱 개선이 될 여지가 있습니다.
포스코만 그럴까? 정유/화학/제지/유리도 마찬가지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는 휘발유 가격을 그만큼 올려 스프레드가 오히려 좋아집니다. 정유사에서 나프타를 비싸게 산 대한유화는 이를 정제하여 에틸렌/프로필렌/부타디엔 등의 석유화학 기초 원료를 또 비싸게 판매하게 되고, 이를 다양하게 혼합하여 석유화학제품을 만들게 되면 이를 또 비싸게 판매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이 나타나는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바로 가격 결정이 공급이 절대적이라는 점과 소재는 B2B 산업이라는 점입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에서 결정이 되는데, 산업마다 수요와 공급의 파워게임 양상이 다릅니다. 그중에서도 철강을 포함한 소재산업의 경우 매년 소재에 대한 수요는 거의 일정한 가운데, 국제 시세 변동으로 인한 공급가의 변동은 상대적으로 급등락을 반복하다 보니 이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공급 주도의 이러한 소재산업은 원료가의 상승과 하락의 반복에 따라 소속 회사들의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양상을 띠다 보니, 주식에서는 이런 특성을 반영하여 사이클(시클리컬) 사업이라고도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