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역 길목 : 와인과 어울리는 참숯 불맛 목살
와인과 어울리는 참숯 불맛 목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2명이서 갈만한 고깃집을 찾다가 직장 동료 소개로 가보게 된 청담동 길목. 소주와 맥주 가격은 6,000원이지만 콜키지 프리라 많은 분들이 레드와인에 ‘투뿔 목살’을 즐긴다고 하여 방문해보았습니다.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까지만 인원 제한을 두고 있다 보니 토요일 저녁임에도 대기를 안해도 되서 좋았어요.
외부에서 10분간 기다리고 바로 출입하게 되었는데, 미리 QR코드 인증 후 참숯에 불을 피워내는 사장님의 작업장을 구경해보았습니다. 외부 대기석에는 ‘국내산 암퇘지 사용, 콜키지 프리, 참숯 사용’이라고 적혀 있었고, 내부로 들어가니 많은 연예인들의 사인들로 도배가 되었습니다. 비주얼을 보기 전 필요한 정보 몇 가지만 전달드리겠습니다.
상호 : 길목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129길 10 진성빌딩)
내부 : 본관 테이블 약 13석 (등 밥이 없는 의자) , 별관도 있다고 함
주차 : 매장 바로 앞 골목길 지정 주차석 가능 (자리가 없는 경우도 있음)
교통 : 경기고등학교 뒤편이라 대중교통 매우 편리함
특징 : 콜키지 프리로 와인 먹는 사람 많음 (소주와 맥주는 청담동 사악한 가격 6,000원 / 맥주는 테라밖에 없음)
목살의 정석은 아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불맛을 느낄 수 있다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전문점(맛 O들, 고기 굽 O남자)의 무난하게 맛있는 맛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실패가 없는 프랜차이즈 전문점을 가게 되면, 숯을 사용하지 않고 가스를 이용해 불판의 온도를 체크하고 고기의 온도와 육즙을 체크하여 가장 쫄깃한 식감을 낼 때를 노린다고 한다면, 길목은 숯이 주는 뜨거운 향과 멜젓으로 겉을 한번 더 코팅한 불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쫄깃한 소금구이에 익숙해진 저의 입맛에는 첫 고기를 넣는 순간 불향이 강해 약간 무엇을 찍어먹어야 할지 헷갈리고, 쫄깃한 식감이 따로 노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너무 타게 구운 제 잘못이었습니다. 사장님께서 90% 초벌은 해주시고, 먹을 만큼만 나머지 10% 익혀서 먹으라고 하셨는데, 불판의 중앙은 불이 너무 강해서 조금만 놓치면 불향이 강하게 올 수 있는 것이죠. 두 번째부터는 신중하게 고기를 구웠습니다. 2점씩만 정중앙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야채와 같이 익히고 멜젓은 최소화하면서 소금을 찍어서 먹으니 불향이 쫄깃한 식감과 생각보다 너무 잘 어울리고 멜젓의 달큼한 맛도 느껴져서 두 가지 맛이 느껴졌습니다. 마치 돈카츠를 매일매일 먹다가 정말 맛있는 경양식 돈가스집을 온 느낌이라고 묘사하고 싶은데, 쫄깃한 소금구이 목살이 유행하는 가운데, 참숯 불맛이라는 옛날식 목살의 아름다운 복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이드 메뉴와 식사류
길목이 청담동 콜키지 프리 고깃집으로도 유명하지만, 꽈리고추 등 채소구이도 유명했습니다. 대부분 손님들도 와인과 특히 꽈리고추를 시키셔서 고기와 같이 많이 드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처음이라 모둠 야채와 목살 2인분을 시켰는데, 확실히 꽈리고추가 제일 맛있었습니다. 식사류는 “된장 술밥” 어마어마한 놈을 시켰습니다. 된장찌개에 걸쭉하게 밥을 말아서 나오는데, 소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걸로 끝낼 것 같더라고요. 저희도 하나 시켜서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종합적으로 말씀드리면, 옛날식 정말 맛있는 불맛 목살과 콜키지 프리 와인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는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소주/맥주 드시는 분들이 절반, 와인 드시는 분들이 정말 절반이었습니다. 분위기는 완전 고깃집인데 테이블마다 와인잔이 놓여 있으니 이색적인 느낌이 있었습니다. 저희도 다음에는 와인을 들고 가서 고기와 함께 먹을 생각입니다. 거리두기가 2인인 가운데 많은 제약이 있지만, 맛있는 고기 드시고 힘내시고 남은 주말도 잘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